| [여성 임원의 성공 법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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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1.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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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0대 그룹(공기업 또는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에서 가장 많은 여성 임원을 보유한 그룹은 삼성그룹이다. 삼성에 따르면 총 34명의 여성 임원이 그룹 내에서 활약하고 있다. 2번째로 많은 KT가 15명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숫자다.
그러나 삼성그룹 내 임원이 1800여 명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임원은 2%도 안 되는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그마저도 오너 일가인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을 제외하면 32명으로 비율은 더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에서 당당히 활약하는 여성 임원은 더욱 돋보인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서열이 가장 높은 여성 임원은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이다. 2009년 12월 승진한 최 부사장은 1984년 제일기획 공채로 입사해 최초의 삼성 내 여성 임원이 된 데 이어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최초’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오너 일가가 아닌 공채 출신으로 여성이 임원까지 됐다는 것은 실력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30대 그룹을 통틀어도 영입이 아닌 공채 출신으로 부사장까지 오른 것은 최 부사장이 유일하다. 타 그룹의 여성 부사장은 모두 영입된 경우다.
국내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거두는 삼성전자에는 총 10명의 여성 임원이 있다. 글로벌마케팅실 3명,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1명, 무선사업부 1명, 생활가전사업부 1명, IT솔루션사업부 1명, 디지털이미징사업부 1명, 종합기술원 1명, DMC연구소 1명이다. 연구·개발(R&D) 분야 3명, 마케팅 분야 7명으로 직급은 전무 2명, 상무 8명이다.
현대자동차의 김화자 이사(대우)도 사내 ‘유리 천장’을 깬 첫 사례로 기록된다. 1987년 주부 영업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여의도지점장을 맡다가 2009년 12월 이사 승진과 함께 26개 지점과 대리점을 관리하는 충북지역본부장을 맡았다.
김 이사는 동덕여대 졸업과 동시에 결혼해 아이 둘을 낳은 뒤 첫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 31세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 현대차 부녀 사원 1기다. 32명 동기 중 회사에 남아있는 동기는 김 이사를 포함해 2명으로, 다른 한 명은 지점장이다. 현대·기아차 440명 지점장 중 여성은 지금도 2명에 불과하다.
현대차·포스코, ‘금녀의 벽’허물어져
현대차그룹에는 총 4명의 여성 임원이 있지만 현대자동차에는 김 이사가 유일하고 다른 3명은 이노션·현대카드·현대캐피탈에 각 1명씩 있다. 이들 3명은 외부 영입으로 2005~2009년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입사했다. 이들 중 이미영 현대카드 이사(대우)는 2009년 현대그룹 최초의 30대 임원 승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금녀의 벽을 뚫은 또 다른 사례는 포스코에도 있다. 포스코 43년 역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임원 자리에 오른 오인경 글로벌리더십센터장(상무)이 그 주인공이다. 오 상무의 영입은 소통과 신뢰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순혈주의, 남성 중심의 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생각으로 이뤄졌다.
오 상무는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교육공학 석사와 보스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인력개발원과 삼성 기업교육 전문 업체 크레듀에서 리더십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2004년부터 기업 교육 컨설팅 업체 ‘지식회사’ 대표를 맡아 왔다.
오 상무의 사례는 포스코에서 첫 여성 임원이 된 것임과 동시에 국내 철강 업계에서도 최초를 기록하고 있다. 30대 그룹을 조사해 본 결과 중공업·건설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그룹에는 여성 임원이 전무(全無)했다. 현대중공업·STX·대우조선해양·대림·현대건설·한진중공업·동국제강의 여성 임원은 ‘0’이었다.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산업에서는 여성 인력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성이 임원을 차지하는 것은 더더욱 하늘의 별 따기다. 반대로 여성 인력이 많은 곳에서는 여성 임원이 일찍 배출되기도 했다.
대한항공에서는 오너 일가를 제외한 4명의 임원 중 3명이 객실 승무원(스튜어디스) 출신이다. 최은주 한국지역서비스센터장(상무보), 예경희 국제승원2팀장(상무대우), 서성희 객실승원부 팀장(상무대우), 김지연 국내승원팀장(상무대우)이 그들이다.
특이한 것은 1958~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의 학력이 꽤 높다는 점이다. 최은주 상무부터 소개된 순서대로 꼽으면 경희대 영문학과, 서울대 가정학과, 이화여대 불어불문과, 성심여대 불어불문과 출신이다.
당시 스튜어디스가 굉장한 인기 직종이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대한항공에서는 1975년 입사해 2001년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이택금 상무(2005년 퇴직)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는 의료팀 출신의 한현미 아시아나항공 환경·고객 담당 임원(상무), 그룹 법무팀 소속 김미형 부사장의 2명이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비해 역사가 짧은 만큼 조만간 승무원 출신의 임원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성 임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백화점 업계다. 롯데그룹에는 오너 일가인 신영자 사장이 유일한 여성 임원이다. 신세계에는 오너 일가인 정유경 부사장 외에 3명의 여성 임원이 있다.
단일 기업으로는 KT가 15명으로 최다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여성 임원을 보유한 회사는 KT다. 그룹 전체로 보면 삼성에 뒤지지만 계열사로 따지면 삼성전자 여성 임원은 10명인 것에 비해 KT는 무려 15명이나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최다인 12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하면서 한때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최근 3명이 잇달아 영입되면서 수가 늘었다.
최근 입사한 여성 임원 중 김은혜 콘텐츠전략실 전무는 MBC 기자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청와대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맡았었다. 또 오세현 코퍼레이션센터 신사업전략담당 상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독일 함부르크대 컴퓨터공학 석·박사 출신으로 LG CNS, 인젠, IBM, 동부기술정보에서 근무했으며 큐론 대표이사를 맡은 재원이다. 2006년 동부그룹 첫 여성 임원이자 최연소 임원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친동생이다.
한편 30대 그룹과 별도로 4대 금융 그룹과 10대 증권사를 조사한 결과 제조업 분야보다 훨씬 여성 임원의 문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에는 권숙교 우리금융정보시스템 사장, 오세임 우리투자증권 오퍼레이션 센터장으로 2명이 있었다.
KB금융지주의 지역본부장 2명, 하나금융지주의 지역본부장 1명이 이사급이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지역본부장 1명이 여성이었지만 이사급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이는 회사마다 다른 사규의 차이다.
증권사에서는 삼성증권의 이재경 UHNW사업부장(상무), 한화증권의 이명희 서초파이브 지점장(상무), 홍은미 갤러리아 지점장(상무), KTB투자증권의 최승희 미주사무소 IB/PE 담당(상무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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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성 임원의 평균은?
‘48세·평균 근속 연수 11년·인문계 전공’
30대 그룹과 금융권에 포진한 여성 임원(오너 일가 제외)의 평균은 ‘48세, 평균 근속 연수 11년, 인문계 전공’으로 나타났다. 30대는 한 명도 없었고 한국 나이로 딱 40에 걸린 여성 임원은 2명, 41세는 5명이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백수정 현대캐피탈 이사가 30대 임원이라고 소개된 바 있었는데, 당시 한국 나이로 40세, 만 39세였지만 지금은 41세가 됐다. 60대는 한 명도 없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업의 근무 연수는 평균 11년으로 평균나이에 비해 짧은 편이다. 더욱이 1~5년 사이가 32.8%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보다 여러 회사를 옮기며 능력을 인정받은 사례가 더 많다는 뜻이다. 마케팅·광고 전문가들이 많은 만큼 이직률이 높은 편이었다.
전공은 인문계가 57.6%였지만 자연계도 37.3%나 됐다. 이 밖에 예능 3.4%, 의예 1.7%였다. 이 통계는 전수조사가 아니라 각 회사가 밝힌 것과 포털의 인물 정보를 취합해 정보가 공개된 경우에 한해 집계한 것으로 나이, 근속 연수, 전공 통계는 각각 모집단 수가 다를 수 있다. 이는 정확한 통계보다 대략적인 경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경제매거진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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