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진의 세계여성정치]세계최초의 여성정치 기록 핀란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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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2. 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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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나라’ 핀란드의 여성정치 역사는 지난 2007년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런 만큼 여성정치에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입니다.
핀란드는 1906년 세계 최초로 여성의 피선거권을 인정하고 유럽 최초로 남녀평등선거권을 인정했습니다. 1907년 3월 첫 총선에서는 여성단체인 비동맹여성운동(Naisasialitto Unioni)이 ‘여성의 소망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여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캠페인을 벌인 결과 세계 최초로 19명의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핀란드의 여성장관들
1994년 리타 우수카이넨 의원이 첫 여성 국회의장에 선출된 이래 1990년, 1995년엔 세계 최초 첫 여성 국방장관, 외무장관이 탄생했고, 1996년엔 국회의장과 수석, 차석 부의장 3인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으며 2003년엔 첫 여성 총리인 아넬리 야텐마키 총리가 탄생했습니다.
2000년 대선 때는 후보 7명 가운데 4명이 여성 후보일 정도로 ‘여풍’이 불었고, 노동운동가 출신 타르야 할로넨이 그해 첫 여성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후 할로넨 대통령은 2006년 재선에도 성공했지요. 그는 2007년 4월 구성한 내각에서 전체 20명 장관 가운데 12명의 여성 장관을 임명해 세계 역사상 최다 여성 장관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2007년 열린 총선에서는 전체 의석의 42%인 84명의 여성 의원이 당선돼 여성국회의원 수로 ‘세계 4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6월엔 마리 키비니에미(41) 새 집권당 당수를 총리로 선출함으로써 2번째 여성 총리가 탄생하고, 핀란드 역사상 2번째로 대통령(타르야 할로넨)과 총리를 모두 여성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여성정치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핀란드도 처음부터 여성의 정치참여가 활발했던 것은 아닙니다.
1910년에서 1945년까지 치러진 12번의 총선거에서 당선된 여성의 수는 1907년 당선된 수보다 더 적었습니다. 1930년에는 11명의 여성만이 당선되기도 했지요.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자의 수도 적었거니와 여성 유권자들의 무관심도 이를 부추긴 원인이었습니다.
핀란드의 최초 여성대통령, 할로넨 대통령
이처럼 열악했던 여성정치가 활짝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1987년 제정된 남녀평등법 시행 덕분입니다. 이 법은 남녀간 평등을 증진하고, 성을 기준으로 한 차별을 방지하며, 특히 여성의 지위 향상에 주안점을 두었지요. 또 각 기관의 법 이행을 감시·감독하는 평등옴브즈만과 평등참사회와 같은 기구를 설치해 실효성을 높였습니다.
1992년 소련 해체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은 핀란드 정부는 1993년 미래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성 인력 활용과 사회 각 부문의 양성 참여를 골자로 한 국가발전 중장기 전략을 새로 짰습니다.
이에 따라 1995년 개정된 평등법에 양성평등 부분을 더욱 강화해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조직에서 어느 한쪽의 성 비율이 4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남녀 40% 할당제를 포함시켰습니다.
그 결과 평등법 시행 첫해, 할당제는 정부 각 위원회에서 여성의 비율을 42%로 증가시켰고, 평등법 개정 이후엔 68%로 늘어났습니다.
1996년 의원 선거 이후 성 쿼터제가 지방자치단체에 적용돼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는 자치위원회 여성 의원들은 25%에서 45%까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여성할당제에 적극 앞장선 정당 문화와 선거제도도 여성정치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핀란드 주요 정당인 사회민주당(SDP), 기독교연맹, 좌익연합(VAS), 녹색리그(VIHR) 등 정당 대부분은 당 규약에 40% 할당제를 못 박고 있습니다.
정당별로 지역별 후보 명부를 만들고 득표율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제도도 여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같은 선출 방식은 개인보다 당의 정강 정책에 더 주목하게 만들어 유권자들이 여성 후보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정당을 뛰어넘어 정책 연대로 똘똘 뭉친 여성 정치인들의 ‘국회 여성네트워크(NWFP)’도 여성 파워를 키우는 원천이 되고 있지요.
이렇듯 핀란드의 여성정치 파워는 여성경제참가율 74.6%(2009년)의 강소국을 이끄는 큰 힘이 되고 있고, ‘여성 주류화’를 세계적 흐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주진 기자 jj@asiatoday.co.kr >
아시아투데이 http://www.asiatoday.co.kr/news/view.asp?seq=439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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