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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여성, 정치와 사랑에 빠지다
2006. 09. 07
[9월의 책: "여성, 정치와 사랑에 빠지다"]

송은의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지난 5월 31일에 각 지역에서 일할 의원들과 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있었다. 이 중 여성 당선자는 2002년 142명보다 네 배가 는 528명이었다. 지난 선거보다 네 배가 늘었다는 수치에 일단은 좋은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는 전체의 13.65%에 지나지 않는 적은 수치다.
이러한 결과를 대하면 여자로서 조금 아쉽고 화가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언제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나 싶다. 내 대학에서의 전공이 국제관계학인 만큼 배우고 접하는 것이 정치와 무관하지 않으면서도 사실 현실정치에는 굉장히 무관심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도 이러한 생각을 할 것이다. 물론, 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일반인들이 정치판의 부패와 부조리로 인해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었고, 정치라면 말만 들어도 질색하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정치권에 대한 비판이나 관심의 목소리도 들리는데, 술자리에서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이야기를 안주거리 삼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남성들이다.
이제까지의 여러 가지 사회적인 장애물들이 여성들의 정계진출을 막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차단시킨 부분도 있지만 여성들 스스로도 정치와 담을 쌓고 지낸 것은 아닐까?
그러한 여성들에게 <여성, 정치와 사랑에 빠지다>의 저자는 정치와 사랑을 시작해 볼 것을 권하면서 책의 맨 처음부분에 여성이 정치를 잘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여성은 ‘차이’에 민감하고 남성은 ‘차이’에 둔감한데 정치란 다양한 ‘차이’를 조정하고 협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사람이 바로 여성이라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의 권력은 누구를 제압하는 권력이 아닌 누구에 대한 권력이기 때문에 그러한 여성들의 정치스타일은 평화 지향적이고 대화와 타협적이며, 환경&#61598;교육 등 실생활의 전문가로서의 여성들은 특히나 지방정치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5&#61598;31 지방선거 중에 <여성후보들의 경쟁력>조사를 수행하면서 여러 후보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는데 내가 인터뷰를 하면서 듣고 느낀 것도 위와 같은 것이었다. 후보자들은 아이들의 급식이나 환경, 교육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고 그 분야에 있어 전문가들이었다.
여성정치에 대해 논한 뒤 저자는 정치에 반한 여러 여성 정치인들을 소개한다. 특히나 지금으로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여성의 25세 조기 정년제 철폐 운동을 통해 직장 내 성차별을 바로 잡으려 노력했던 이경숙 의원이나 1970년대 말 한국노동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YH사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의 주인공인 최순영 의원의 이야기는 같은 여성으로서 참으로 대단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이 부분은 또한 실제 인터뷰 내용으로 그 형식을 책에 그대로 담고 있어서 더욱 이들과 가까워지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책에는 또한 한국, 독일,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정치인들을 비교해서 소개한 부분과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여성의 시각에서 본 글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성들이 정치라는 실전에 임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침까지 담고 있다. 이 마지막 장이 있기에 이 책이 몇몇 여성정치인들을 소개하고 여성정치에 대해 짧게 논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정말 여성들이 정치와 가까워지길 바라고 많은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처럼 나도 관심분야를 하나 정해서 그것에 대한 정책도 탐구해보고 그 분야의 자료를 찾아 공부해 보아야겠다. 그리고 기회가 생긴다면 시민단체활동 등 정치와 친해지기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여성의 파워도 그만큼 세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정치’라는 부분에 있어서 여성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 같다. 여성후보자들이 자신의 강점으로 참신하고 깨끗한 여성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반면에 또한 약점으로 생물학적인 성인 ‘여성’이라는 점을 들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벽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은 여성들이 정치와 사랑에 빠지는 일이 아닐까?
내가 정치에 무관심하면 정치도 나를 버린다. 정치가 우리들을 버리기 전에, 한 두 명의 독자라도 이 책을 읽고 ‘정치’에 대한 편견이 깨지고, 정치에 대한 호감이 생겨서, 여성 정치인을 후원하거나 직접 여성 정치인으로 나선다면 그것으로 행복할 거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 한권의 책이 여성정치에 대해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한 발짝 정치에 가까이 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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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권력 [여성정치토론회: "2006 지방선거와 여성의 정치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