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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정책은 ‘여성용’이란 생각을 버리자
2011. 05. 23
아이들과 공원 가기, 외출하기 등 놀아주기 61%, 아기 우유 먹이기 및 기저귀 갈아주기 51%, 밤에 우는 아기 달래기 위해 일어나기 45%, 자발적으로 육아 담당하기 85%…. 프랑스 아빠들의 육아 참여 여론조사 결과다.

프랑스의 공식 여론조사 기관인 TNS-SOFRES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아빠들은 일상 육아 부분에서 10점 만점에 8.4점을 맞아 최고의 살림꾼 아빠로 뽑혔다고 한다. 이쯤 되는 남자라면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 아이들 키워보는 꿈도 꿔볼만 할까?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한국의 저출산은 현실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그럴듯한 인생을 그릴 수 있는 도화지 자체가 훼손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 닥친 현안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저출산’이고, 이는 성인지 관점에서 해결할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저출산 현상은 지속되고 있어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수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정부는 5년간 75조8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성인지적 관점에서 수행되지 않으면 그 실효성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저출산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여성의 경우, 육아 및 가사노동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일이냐 가정이냐를 고민하게 되고 결국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나 사회가 여성 경제활동참가가 늘어나는 만큼 정책적 지원, 예산 지원을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오랫동안 저출산 문제로 고민해왔던 프랑스는 현재 출산율 2.00명으로 유럽 최고의 출산율을 자랑한다. 국가가 다양한 보육지원 정책을 수행한 결과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80%에 육박하는 나라들도 일과 가정의 양립 정책의 결과 출산율이 계속 상승해 1.89명 수준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2005년까지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 2005년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과거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이 전통적으로 가부장적 특성이 강한 나라는 이와 비슷한 운명에 처한다. 성역할이 바뀌어도 의식이 그대로니 개선되기 어려운 것이다.

해외에는 육아 및 보육에 남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을 부모가 공유해 사용하는 파파쿼터제를 실시하는 나라가 많다. 노르웨이는 자녀 생후 1년 내 아버지에게 6주간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남성의 참여는 85% 이상이며, 이는 저출산을 극복하는 데도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스웨덴은 휴직 기간 중 2개월은 반드시 아빠(혹은 엄마)가 하도록 돼 있다. 이와 더불어 남성의 가정 내 역할을 강조한다.

일찍 퇴근해도 술을 마시거나 집안일은 오로지 여성만 한다고 생각한다면 저출산 극복은 이뤄지지 않는다.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나라들은 정·관계 고위직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는 것,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언론에 적극 보도해 친구 같은 아버지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노력도 함께 한다. 보육 선진국 프랑스는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모토 아래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보육제도를 운영함으로써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있다.

출산정책은 여성용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우리의 고정관념을 처음부터 점검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성인지적 관점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자. 미래의 삶에서 생산 능력뿐 아니라 재생산 능력 역시 중요함을 잊지 말자.
1135호 [정치] (2011-05-20)
변신원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홈페이지 http://www.womennews.co.kr/news/49477
남편 출산휴가 ‘유급’으로 전환 지방재정법 개정, 지자체에 성인지예산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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