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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모든 여성을 위한 ‘좋은 집’이 돼야 한다
2011. 05. 16
‘여성, 복지를 말하다’ | 복지국가 스웨덴의 여성정책 철학
국가는 모든 여성을 위한 ‘좋은 집’이 돼야 한다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다”…보육은 사회의 책임
비례대표제, 양성평등 명부로 여성 정치참여 활성화
여성운동, 출산·육아에 대한 편견 없애기 전략적으로


▲ 스웨덴의 복지정책은 부·모의 균등한 권리와 책임, 아동에 대한 보호가 기조를 이룬다. 따라서 아동을 위한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조건이 복지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스웨덴 복지정책의 철학과 메커니즘을 담은 신필균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장의 저서 ‘복지국가 스웨덴’(후마니타스)의 표지에 담긴 스웨덴 아동들의 충만한 표정.
스웨덴의 사회복지 정책은 1932년 사회민주당이 국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면서 본격적인 발전을 이루게 된다.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한 좋은 집’이 돼야 한다는 ‘국민의 집’ 이론을 바탕으로 20세기 스웨덴의 정치는 국민의 일상적 삶의 조건을 개선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실천하는 데 헌신한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에 하나가 여성정책이다. 스웨덴의 여성정책은 우선 여권 신장이라는 남성과의 상대적 관계보다는 여성문제를 구체적 환경, 즉 가정, 직장 그리고 사회 속에서 포괄적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며 최종적으로 사회제도와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 현장의 참여 문제까지 다뤄나간다. 동시에 대단히 구체성을 갖춘 점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빈곤해소·인구증가 위해 ‘가족’의 생활환경 개선

빈곤과 저출산으로 허덕이던 20세기 초 스웨덴 정부는 빈곤 해소와 인구 증가라는 목표를 향해 일차적으로 국민 생활의 기본 단위인 ‘가족’의 실질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작부터 경제성장보다 오히려 가족을 이루는 부·모의 균등한 권리와 책임 그리고 아동에 대한 보호가 조화롭고 합리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우선 과제였다. 이에 따라 노인정책, 아동정책, 가족정책 그리고 여성정책은 보편주의적 가치관을 기반으로 하여 서로 밀접한 관계 속에서 상호 발전됐다.

하나의 예를 들면, 여성이 1920년 전후로 법률적인 독립권과 선거권을 부여받으면서부터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했고 동시에 아동의 권리도 법률적으로 보장됐다. 다른 한편 아동정책의 발전은 여성의 사회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스웨덴 정부는 1937년 자녀부양가족이 좀 더 안전한 생활을 누리게 하기 위한 경제적 보조 차원에서 우선 직업을 가진 여성에게 유급 출산휴가제도를 신설했다. 이를 계기로 오늘날 모든 스웨덴 여성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양육 과정에서 철저하게 사회적 보호를 받는다. 학생이나 전업주부도 출산 기본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일하는 여성의 출산휴가일은 480일이다. 이 가운데 390일에 대해서는 휴가 전 임금의 약 80%가 지급된다. “출산휴가는 부모가 나누어 사용하되 어느 한쪽도 60일 미만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만약 부모가 균등하게 출산휴가를 나눠 사용한다면 특별 보너스로 세제 혜택을 받게 한다. 이것은 여성의 전유물로 돼 있고 아직도 잘 지켜지지 않는 출산 직후의 양육과 자녀에 대한 책임을 부모가 동시에 나눠지도록 적극 장려하는 제도다. 또한 12세 미만의 자녀가 질병에 걸릴 경우 부모 중 한 명은 간병급여가 지불되는 임시부모휴가를 받을 수 있다.

1947년 이후 전국적으로 시행된 자녀 수에 따라 추가 지급되는 아동수당과 주택보조금은 자녀부양가족의 원활한 생활 유지를 보장하는 사회정책 중 중요한 부분이다. 가족정책은 가정으로부터 시작해 직장 생활에 이르기까지 양성평등 원칙이 보전되기 위한 소득 보장과 사회적 권리 보장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전업주부도 출산 기본급여



▲ 스웨덴에선 여성과 남성의 균등한 보육 책임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남성이 여성과 동등하게 출산 휴가를 사용할 경우 특별 보너스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20세기 중반 스웨덴의 경제발전은 여성인력의 노동 수요를 증가시켰고 여성의 사회진출은 급속히 증가한다. 이러한 사회현상은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계기가 됐지만 여성이 가정 밖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반 사회적 환경 개선이 뒷받침 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같은 양성평등 문화의 질적 향상은 어려웠을 것이다. 가장 먼저 어린이집의 확충이 전국적으로 이뤄졌고,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가 책임지는 보편적 보육정책과 교육정책은 부모의 빈부 상태와 무관하게 모든 여성의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을 대신 받아준 제도다.

한편 이 제도는 출산율 증가의 계기가 됐다. 이와 동시에 더욱 강화된 모성보호 정책 그리고 노동시장에서의 양성평등 정책이 가족정책의 근간이 되면서 사회정책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대단히 크다.

스웨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1960년대 38%에서 1970년대 60%로 대폭 증가했는데 이 중 40%는 시간제·파견제 형태였다. 이러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가운데 특히 편모 가정의 재정적 문제가 주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때도 있었다. 이에 따른 양성평등 정책은 노동시장 정책의 한 주류를 이룬다. 여성의 교육 향상, 여성 실업률 감소 정책, 자녀 양육의 사회적 뒷받침 등은 80년대 베이비붐과 90년대 여성 직업생활의 전성기를 이룬다. 2010년 현재 일하는 여성은 전체 여성의 약 80%를 밑돌며 아직까지 이 면에서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현재 스웨덴 여성 노동정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남성과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제다. 그 다음은 직종에 있어서 여성적·남성적 구별을 타파하는 일이다. 가령 어린이집 같은 서비스 직종에 여성이 주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직장 안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지 않고 개개인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1979년 설립된 양성평등 옴부즈만 제도(현재 ‘차별 옴부즈만’으로 변경)는 개별 사안을 통해 적극 개입한다. 특히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에 힘쓰며 발생 시 이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다. 여전히 여성의 임금은 동일 직종 내에서 남성에 비해 93% 수준이나 최근 여성 최고경영자(CEO)나 공공기관의 관리책임자 혹은 임원급 비율이 급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 여성의 정치참여는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고 국회 의석수도 1994년 이후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럽연합(EU)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원인이 비례대표제를 사용하는 선거제도에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또한 정당 안에서 양성평등 명부가 작성되도록 여성 활동가들이 벌인 적극적인 노력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2010년 총선에서 여성의 의석수가 다소 후퇴하여 45%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국회에 새로 진입한 한 정당이 여성 의원 수를 15%로 낮춘 데 기인한다. 스웨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양성평등적 선거제도와 정당문화는 여성의 정치참여 기회와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양성평등의 실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여성노동정책의 목표는 남성과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제



▲ 일·가정 양립에 대한 철저한 지원 정책 덕에 퇴근 후 여가 시간을 자기 계발에 투자하고 있는 스웨덴 여성들.오늘날의 스웨덴 여성의 높은 정치참여도나 양성평등 문화의 배후에는 조직적인 여성운동의 역사가 있다. 스웨덴 여성운동의 특성은 성(性) 문제를 여성의 삶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해결한 점이다. 정치·경제·교육적 환경에서 균등한 기회와 대우를 주장했고 가족문제, 특히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여권 신장을 위해 아동의 권리를 먼저 보호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함께 주장하는 사회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연대적 모습도 그 특징 중 하나다.  
스웨덴 여성정책의 내용은 복지국가의 가치관과 민주주의 완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것은 여성정책과 연관된 여러 정책이 보편주의를 기반으로 한 데 있으며 또한 소규모 조직부터 혹은 집행 과정의 초기 단계부터 여성의 다양한 참여를 적극 반영한 사실에 있다. 각종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는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져온 직접적인 원인이며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1134호 [세계] (2011-05-13)
신필균 / 사회투자지원재단 이사장
홈페이지 http://www.womennews.co.kr/news/49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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