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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여성과 정치
2007. 01. 08
여성과 정치
-비키 랜달-

한미선(고려대학교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여성의 정치 참여에 관한 개론서를 고르다가 “여성과 정치”를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다. 추상적으로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내용은 여성학과 정치학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것은 제1장 사회에서의 여성 지위, 제2장 여성의 정치행태, 제3장 정치 엘리트로서의 여성, 제4장 정치는 여성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제5장 여성운동의 정치학, 제6장 페미니즘과 정책결정의 목차만 봐도 저자의 역량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여성과 정치”의 저자 비키 랜달(Vicky Randall)은 여성 할당량, 여성과 정당, 개발도상국의 정당 문제 등 지배와 정치 분야 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영국 엑세스(Essex) 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이다. “여성과 정치”는 그녀의 초기 저작으로 그간 정치학에서 소외되어온 여성에 대해 그리고 여성학에서 정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심도 있는 고찰을 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과 정치”에서 그동안 “여성의 종속은 어떻게 발생하였는가?”와 같이 논쟁적이었던 주제들의 다양한 쟁점을 소개하고 이러한 주제들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혹은 경험적 분석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키 랜달은 여성들이 직접적인 항의를 통한 의견의 주장과 함께 전통적인 방법의 정치참여도 활발히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페미니즘에 도움이 되는 정치학은 정치학에서 강조하는 것과 정치학의 관점이다. 특히 정치학은 공공정책을 중시하고 공공정책을 분석하는 틀을 제공하고 있다.
 여성들이 공공정책과정에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할 수 없어서 공공정책을 수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공정책에 의해 여성의 이익이 남성과 국익에 종속되어 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공공정책의 효과적인 시행을 보장하기 위해서 끊임없는 페미니스트들의 압력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공공정책은 사회 내의 관계들을 바꾸는 수단이기는 하지만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학에 있어서 정치학의 역할이 이렇듯 클 수 있었음에도 과거 여성학의 연구는 사회학이나 인류학에서 주로 이루어져왔다. 점차 여성의 교육과 지위를 변수로 한 투표 행태 등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정치학이 연구해야 할 분야도 증가하고 생물학적이나 사회학적인 행태의 여성학 연구가 아닌 진일보한 공적 영역에서의 정치활동에서의 여성에 대한 연구도 의미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정치학과 페미니즘이 상호 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2기 여성운동 이전에 정치적 리더십에서 여성의 과소대표가 이미 명백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권력과 연결된 자리일수록 여성의 과소대표는 반비례해서 나타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와 같은 국가에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여성이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여성의 공직점유율과, 리더십 충원의 저장소가 되는 정치적 역할과 직업에 관계하는 여성의 수가 서서히 그러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를 순수하게 자의식적인 활동으로 보는 견해는 페미니즘의 문제제기에 의해 한계가 있음이 지적되었다. 페미니즘은 남성 지배, 가부장제의 개념을 발전시키면서 여성들은 눈에 보이는 정치과정의 근본적인 틀이 되는 권력관계(이 경우에는 남녀 간의 권력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예를 들어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남성 지배의 ‘제도적’ 성격에 대한 평가 없이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발전된 자본주의는 가족‧가계제도에 의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사회 속에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은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사회질서를 재생산해내는 것이다.
생물학적인 재생산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을 자녀양육과 연결시키는 방법은 페미니스트들에게 가장 결정적인 딜레마, 즉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를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면서 답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깊은 고민을 해 볼만 한 가치가 있다.
이를 위해 저자가 제안한 선택 가능성은 가정생활에서와 공적생활 모두에서, ‘양성구유(兩性具有)’ 또는 역할공유를 지시한다. 아담스와 윈스톤은, 필수적인 당면 문제는 여성의 이중적인 역할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장기적인 해결방안이 가정 내의 역할공유에 남성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여성들의 지위는 ‘남성의’ 공적인 영역에서 여성들이 보다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만이 개선될 수 있다고 믿었다. 산후휴가, 육아를 위한 준비, 자유로운 산아제한정책(이 책이 쓰인 것은 1979년이다. 현재의 출산장려정책 시대와는 차이가 있다.) 등등을 통해서 여성들이 가정 내의 책임과 바깥에서의 고용을 조합하는 것을 더 쉽게 이룰 수 있음에 틀림없다.
즉 여성들의 선택 가능성을 개선하거나 또는 그들의 더 이상의 침식을 저지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저자는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오늘날 현대 여성들의 고민과 과제를 20여 년 전에 말했다는 것은 저자의 통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아직도 숙제를 말끔히 해결하지 못하였고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는 정치학자 울린(Wolin)의 말에서 찾아본다.
울린(Wolin)은 “정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스웨덴, 쿠바를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공정책은 여성의 일차적인 책임을 어린이들을 돌보고 가정을 돌보는 것으로 상정하고 이것을 강화한다. 하지만 우리가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서 상상력을 넓히면 여성들이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일 것이다. 이를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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