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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2006. 08. 04
[8월의 책: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나를 포함해, 한국의 여대생들은 누구나 한번쯤 국제 무대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커리어 우먼을 꿈꿔보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힐러리 로댐 클린턴과 콘돌리자 라이스는 분명 이 시대, ‘야망’을 품은 여성들의 우상이며 롤모델(role model)이다. 이 책을 펴기 전, 나는 제목을 보고 이 두 여성의 자기 혁신법이나 성공 과정을 추적한 내용일 것으로 어렴풋이 짐작했다. 하지만 책은 ‘강은선’ 이라는 여기자가 워싱턴에서 부딪치고 배운 살가운 지침들로 채워져 있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같은 명령조의 성공`법’들만 봐온 나로서는 옆집 언니의 신선한 경험담과 충고를 들은 느낌이었다.

워싱턴은 나에게도 굉장히 특별한 도시다. 어린 시절, 미국의 백악관과 정부부처를 돌아보면서 ‘야망’을 품었던 곳이기에 그렇다. 한국에서 날기엔 활주로가 너무 짧다는 아는 선배의 말도 그렇지만, 세계가 움직이는 중심에 서기 위해 한번쯤은 거쳐가야 할 곳이 워싱턴인 것이다. 이런 워싱턴에서 작가가 살 부비며 느꼈던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는 야망. 끈기 그리고 자기관리다. 코웃음 치며 한번쯤 들어봤던 얘기라고 넘겨버리기엔, 작가의 생생한 현장감과 사례들이 무섭게 다가온다.

특히 가장 와 닿는 부분은 ‘자기관리’에 관한 언급이었다. 한국에서의 입시 준비와 취업 경쟁에서, 자기관리라며 내가 세상에 내 보인 것은 토플 점수, 수능 성적, 내신 점수 그리고 각종 경시대회 실적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야망은 점수로 펴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자기 몸 관리, 신용관리, 꼼꼼한 스케줄 그리고 맛 집을 선정해 식사를 하는 일까지 모두 작가의 경쟁력이고 성공의 발판이었다고 회고한다. 나는 내 몸매와 건강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는가. 인맥 리스트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가.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세상은 자기 인생에 이렇게 꼼꼼하게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햇빛을 쐬어주지 않는 자에게는 야망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작가는 또한 ‘권력은 아름답다’라고 세상에 외칠 때 당신의 야망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내가 “정치를 해보고 싶다”라는 말을 입 밖에 내기 전, 이것은 막연한 소망 덩어리로만 존재했다. 하지만 세상에 내 ‘뻔뻔한 야심’을 드러냈을 때, 나는 내 선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똑똑하게, 당차게 나아가야만 했다. 여성정치문화연구소와 연을 맺게 된 것도, 각종 포럼과 토론회에 참가하게 된 것도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었다. ‘남자들은 힐러리의 능력이 아니라 야심을 두려워한다’는 책의 말처럼, 세상에 야심을 드러내 보이는 일은 사람의 숨겨진 능력마저 끄집어 낼 수 있는 힘을 준다.

2006년 3월, 박노자 선생님과 함께한 토론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선생님께서 21세기를 여성, 환경 그리고 인권의 시대라고 정의했던 기억이 남는다. 소수 아닌 소수로서의 여성이라는 위치는 이제 견제라는 짐이자, 시대가 주는 기회다. 자기다움이라는 틀 안에 야망, 끈기 그리고 자기관리를 조화시켜 나가는 일은 ‘탁월함으로 모든 차별을 압도’하기 위한 이 시대 여성의 무기가 될 것이다.

최명지(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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