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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우머노믹스 시대
2006. 09. 08
우머노믹스 시대

박숙자((재)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 원장)

 지난 4월,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은 여성이 이끌어 갈 것"이며 "여성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는 나라는 경제발전도 이룰 수 없다"라고 분석하였는데, 그 이후 국내외 언론을 중심으로 우머노믹스(women과 economics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미래경제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우머노믹스는 여성들의 권익이 향상되고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이 국가경제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라고 한다.  얼마 전 세계적 음료업체인 펩시의 새 CEO에 인도출신 여성 인드라 누이가 임명되었는데, 이와 같이 새로운 세계적 여성CEO의 탄생은 우머노믹스 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우머노믹스 시대가 도래하게 된 배경으로는 양성평등 가치관 및 성평등 문화의 확산에 따른 여성들의 의식변화를 꼽을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세계 각국의 주력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바뀌면서 실제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최근 중국과 인도의 고성장이나 신기술의 개발이 세계경제의 성장에 기여한 것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가 기여한 것이 더 크다고 분석하였다.  이를 뒷받침해 주듯이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의 조사 결과에서도 남녀가 평등한 나라일수록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사례로 국가경쟁력 1위 자리를 몇 년째 고수하고 있는 핀란드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여성대통령이 연임까지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우머노믹스 전망에 대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는 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취업한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눈길이 따가운 현실이므로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요구된다.  세계 각국의 여성 취업률과 합계출산율 통계자료를 들여다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을수록 합계출산율도 높음을 알 수 있다(표1 참조).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60-70%대를 유지하고 있는 핀란드나 스웨덴, 영국, 미국, 호주 등 국가의 합계출산율은 1.6명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에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50%에 못 미치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는 합계출산율도 1.2명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출산율에서 세계 최하위를 기록한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도 이제 겨우 50%를 간신히 넘어섰다.    


<표1> 각국의 여성취업률과 합계출산율

국가   여성취업률*   합계출산율**
스웨덴    71.8%         1.64명
영국       66.6%         1.66명
미국       65.4%         2.04명
호주       62.6%         1.75명
프랑스    56.7%         1.87명
일본       52.2%         1.33명
스페인    49.0%         1.27명
독일       45.5%         1.32명
이탈리아  45.2%         1.28명

* 15-64세 여성중 일하는 여성의 비율(2004년)
** 가임여성(15-49세)이 평생 출산하는 아기의 수(2005년)


 이와 유사한 연구로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팀은 “최근 5년간 16개 광역 시&#8228; 도별 합계출산율과 실업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실업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출산율이 낮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표2 참조).

  <표2> 실업률과 합계출산율

시도     2004년도실업률    2005년도합계출산율
부산        4.4%                0.88명
서울        4.7%                0.92명
대구        4.2%                0.99명
인천        4.5%                1.07명
광주        4.3%                1.10명
대전        4.2%                1.10명
전남        2.5%                1.28명
제주        2.5%                1.30명

 이 연구에 의하면 2005년 출산율과 아이를 갖는 시점인 2004년 실업률과의 상관관계는 -0.81로 대단히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곧 고용사정이 나쁜 지역에 사는 부부일수록 아이 갖기를 꺼려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본 연구에서 사용한 실업률 통계가 여성의 실업률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높아지면 출산율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미흡한 자료이지만, 출산율을 높이려면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여성들의 참여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즉 우머노믹스 시대가 열리면 출산율도 높아지리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이러한 우머노믹스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열리기 시작하고 있다는 징조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여성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금년 4월 노동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에서의 남녀평등을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은 연 평균 20-30%에 이르는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시 말해서 여성이 잘나가고 있는 기업이나 여성고용율이 높은 기업은 매출도 좋다는 평가이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금년 1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드디어 50%를 넘기 시작했으며, 여성 CEO의 수도 지난 2월 33만4천명으로 1년 전의 32만5천명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정치분야에서도 여성들의 도약은 눈에 띈다.  2004년 제17대 국회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이 13.0%로 4년 전인 제16대의 5.9%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 헌정사상 첫 여성 국무총리가 탄생했고, 이번에는 사법부의 수장격인 헌법재판소장에 여성이 임명되었다.  이러한 현상들을 보면 “세계의 앞날이 여성에 달려 있다”는 '이코노미스트'지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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