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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기고] 변화하는 세계와 여성정치지도자
2006. 09. 13 변화하는세계와여성정치지도자.hwp (28kb)
변화하는 세계와 여성정치지도자

김민정(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국여성정치문화연구소 이사)

최근 들어 여성정치인들이 이전보다 많이 눈에 띈다. 이전에도 정치의 최고 지도자들 가운데 여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을 통치했던 대처수상이 있었고, 인도에서는 인디라 간디 수상이 1966년부터 1977년까지 12년간을 통치했다. 이외에도 많은 여성정치지도자들이 있었지만 최근처럼 동시에 많이 등장한 경우는 없었다. 독일의 기민당 당수이자 총리인 앙겔라 메르헬이 그렇고 아일랜드 대통령인 메릴 매컬리스는 대통령직을 2번째 하고 있고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도 지난 10월 1일 세 번째 총리직을 맡게 되었다.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는 현재 라트비아의 여성대통령이며 글로리아 아로요도 필리핀의 여성대통령이다. 요즘 워싱턴 정가를 이끄는 ‘싱글 여성3인방’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들은 힐러리 클린턴에 이은 또 한명의 차기 대선후보인 라이스 국무장관, 헤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 그리고 앤 베네먼 유리세프 사무총장으로 여성들만의 유대관계를 과시하며 여성정치인의 시대를 열고 있다. 많은 여성정치인들이 최고지도자의 직위를 맡고 있거나 혹은 도전선상에 서있다. 과거에 한두명의 특출한 여성정치인의 남성적인 정치의 사다리를 뚫고 올라가 성공했다면 이제는 보다 많은 여성들이 이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최고지도자자리에 도전하거나 혹은 최고지도자자리에 오르게 되었을까? 정보화시대에는 교육이 성공의 발판이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85년까지 대학을 졸업한 남성의 숫자가 여성보다 많았지만 이후부터 역전되었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1980년대에 이미 대학에서의 여성의 숫자가 남성보다 많게 되었다. 이러한 여성교육의 증가로 고학력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사회, 정치적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적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여성 고등교육의 증대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활발하게 하였고 사회활동을 하게 된 여성들은 사회의 성역할 분리에 도전하게 되었다. 결국 이들이 정치의 남성지배적인 현상을 바꾸는 주체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고학력의 좋은 경력을 가진 여성들이 과거보다 훨씬 많아지게 되었고 이 가운데의 유능한 여성들이 정치에 도전하여 새로운 정치지도자가 되었다.
두 번째로는 사회의 변화이다. 남성중심의 사회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근력(筋力)을 위주로 산업사회였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계속되어왔던 농경사회, 그리고 이어서 산업사회는 남성들의 근력을 필요로 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지구력, 긴 노동시간을 견딜 필요가 있는 노동력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21세기에 오면서 사회의 성격 자체가 획기적으로 변화되었다. 오늘날의 사회는 모든 것이 컴퓨터 앞의 단말기 조작으로 끝날 수도 있고 과거에 근력을 필요로 했던 많은 분야는 인간보다도 오래 견디고 일순간에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는 기계로 대치되면서 근력위주의 노동력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정보사회의 도래는 3F(Feminity, Feeling, Fiction)를 강조하게 되었고 이제까지 여성적인 것으로 무시되었던 가치들이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사회의 많은 영역에서 감성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산업들이 중요시되고 있고 강성이 아닌 유연성이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리더를 요구하게 되었고 강성적 남성리더를 대신할 새로운 리더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여성지도자들의 등장을 유리하게 만든 사회적 변화이다. 과거에는 여성이기 때문에 정치를 잘 못할 것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여성이기 때문에 뭔가 다른 정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여성지도자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21세기의 리더십은 더 이상 개발시대에 보여주었던 불도저같은 추진력, 상명하달식의 카리스마 넘치는 명령체계보다는 조직을 만들고 권력을 나누고 대화하는 연성권력을 요구하고 있다. 21세기 정보화시대는 새로운 정치권력을 요구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한국도 이러한 세계적 변화의 와중에 놓여있다. 지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여성들이 많이 출마하였고 내년의 대선을 준비하는 여성들도 있다.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여성리더들을 기대해보자.
[회원기고] 여성리더십비전 "올바른 통치와 입법에 관한 개념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