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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르완다에서 배워라
2011. 04. 11 KIWP
아프리카 르완다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르완다는 2003년 9월 국회(하원) 여성 의원 비율을 48.8%로 높인 것을 시작으로 2008년 9월 과반수(56.3%)를 넘기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르완다는 국회 여성의원 비율이 남성의원 비율을 앞지른 최초의 국가가 됐고, 세계 모든 국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놀라운 결과는 2003년 개정된 이른바 ‘성 인지적 헌법’에 의한 할당제의 직접적인 영향이다. 개정된 르완다 헌법은 제9조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에 적어도 30% 이상의 여성을 포함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제76조와 제82조를 통해 구체화된다. 특히 제76조는 국회 의석의 배분을 매우 상세하게 명시해 여성뿐 아니라 각각 다른 사회적 조건이나 위치에 있는 개인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보장한다. 제76조에 따르면 하원의원은 총 80명으로 이 중 53명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24명은 각각의 주와 수도 출신의 여성, 2명은 국가청소년위원회 대표자, 1명은 장애인연합 대표자여야 한다. 또 제82조에 따르면 상원의원 26명 중 최소 30%는 여성이어야 한다.  
르완다는 헌법에서 상·하원 의원의 30%를 여성에게 할당한다. 헌법에 의해 2003년 9월 선거에서 하원의원 80명 중 39명이 여성이 됐고, 2008년 9월 선거에서는 80명 중 여성이 45명 선출됐다.  
국제의회연맹 조사에서 여성 의원 비율 상위국인 스웨덴(46%), 남아프리카공화국(45%), 아이슬란드(43%), 노르웨이(40%), 아르헨티나(39%), 코스타리카(39%), 벨기에(39%) 등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법률에 의하든, 아니면 정당에 의해 자율적으로 실시되든 40∼50%의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8월 말 여성 의원 비율이 5.9%에 머물던 것이 2004년 17대 총선부터 비례대표 후보자 여성공천할당제를 실시하면서 여성 의원이 크게 늘었고, 2010년 말 현재 14.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제의회연맹(IPU) 조사 대상 155개국 가운데 아프리카 가봉과 같은 80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르완다의 사례는 성인지적 정책 입안을 통해 여성의 대표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할당제와 같은 정책수단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물론 여성 의원 증가가 실질적인 여성의 대표성 증가로 반드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르완다에서도 여성 의원들이 정치적 리더로서의 경험의 부재와 할당제로 인한 의석 배당에 대한 저항, 여성 의원에 대한 고정관념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여전히 지적된다. 하지만 여성의 정치참여와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은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을 높이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다문화인권안전센터장
1128호 [오피니언] (201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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