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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칼럼◑ 뇌물에 흔들리는 풀뿌리 민주주의
2008. 08. 01 ki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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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뇌물에 흔들리는 풀뿌리 민주주의

풀뿌리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서울시 의회 의장이 검찰에 구속된 것이다. 의장 선거 과정에서 서울시 의회 의원들에게 무더기로 돈을 뿌렸기 때문이다. 부산시 의회에서도 금품이 뿌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몇몇 시·도 의회 의장단 선거 과정에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경북 청도군 지방선거에서 금품 살포가 큰 문제로 대두한 이래 또다시 금품 살포가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주민 자치’ 아닌 ‘금권 자치’ 전락

이러한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만약 전반적으로 만연된 사건이라면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이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단체장과 의회 의원을 주민의 직선에 의해서 선출하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 의사에 따른 공명한 선거에 의해 구성돼야 한다. 지방의회 의장단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자리를 돈으로 매수하려고 했던 것이다. 만약 이러한 일들이 만연한다면 주민에 의한 지방자치가 아니라 금권에 의한 지방자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 의회처럼 금권에 의한 지방자치로 빗나가게 한 원인(遠因) 가운데 하나는 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 과정에서부터 나타난 역기능이다. 정당 공천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은 제도의 허점이라기보다는 그 제도를 악용하는 관성에 기인한다. 후보자들이 지역 주민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에게 충성하려고 하면서 공천제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선출된 당선자들은 당선 후 의정 활동에서도 같은 행태를 보일 개연성이 짙다. 즉, 지방의 정책결정 과정에서도 돈으로 정책을 사는 현상이 벌어질지 모른다. 또 이번 서울시 의장단 선거처럼 지방의회의 중요한 보직 결정에 금품이 살포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금권에 의한 지방자치는 정당화될 수 없다. 주민에 의한 진정한 지방자치를 좀먹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몇 가지 대책을 제시해 본다.

첫째, 수사 당국은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한 점 의혹 없이 분명하게 진실을 밝혀내고 금품을 수수한 지방의원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

둘째, 지방의회 의원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의회 의원은 청렴의 의무가 있으며, 윤리강령과 윤리실천 규범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는 지방의회 의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셋째, 정당 차원의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지방의회의 다수당 내에서 발생한 보직을 둘러싼 금품 수수이다. 그런 만큼 그 정당 차원에서 관련자에 대한 징계의 수위를 높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다수당 내의 당원들 간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것이다.

자정노력·감시 체계 확립 병행해야

넷째,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 감시 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다. 국회의원에 대한 시민의 감시 시스템은 어느 정도 확립돼 가고 있으나 지방의원에 대한 주민 감시 시스템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지방자치에 있어서 시민단체의 활동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섯째, 주민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은 물론 투명하고 깨끗한 지방자치제를 확립해야 한다. 그러자면 현재 드러나고 있는 정당 공천제의 역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진지한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는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하다.

☞ 권영주 / 서울시립대 교수·행정학
☞ 문화일보 2008.07.19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071901032337191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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