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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5.31/ 여성후보 귀하
2006. 04. 06 염준모 mailto:freejumo@naver.comhomepage:http://greentopia.or.kr 01-2006-v필승지도자란.rtf (282kb)
2006/여성후보 귀하

`안방에서 나온 여성정치인 정정당당한 본보기 세워야

봄이다. 3월말까지 철모르는 칼바람에 눈발이 맞장구를 치는 통에 겨울껍데기도 벗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있었는데 달력 넘어가는 소리라도 들었는지 바람 좀 녹았네 싶더니 들판이 푸릇하다.

나무의 노란 새순이 파란 그늘이 될 동안 동네방네 술렁이게 만들 ‘전국적인’ 선거가 막 시작될 참인데 어째 정치계는 올림픽 경기장 옆에서 운동회 하는 ‘초딩’처럼 시끄럽다.

별일 없어도 선거 때문에 예민한 판국에 골프에 테니스까지 주요 정당이 탁구 치듯 번갈아 터지고 있으니 이런 정황이 선거전에서 유권자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금상의 첨화’가 될지 정치에 관심 없는 유권자들을 아예 등 돌리게 만드는 ‘설상에 가상’이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쯤 되면 골프 치는 총리 주최로 ‘정치인 공놀이대회’를 열어도 괜찮겠다.

이런 행색들을 보자니 재미있게 봤던 사극이 떠오른다. 기본 줄기는 왕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권력 다툼이었지만 그 주체가 왕족 남성이 아니라, 현재의 세자를 폐하고 자기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는 중전과 그의 책사인 여성, 서자인 아들을 보위에 올리고 권력을 잡아보려는 후궁들이어서 사극 치고는 신선했다.

일단은 ‘여성’들 간의 ‘권력’ 다툼이라는 점과 희대의 악녀로 악명 높은 당시의 중전을 권력이 아니라 ‘생존’을 건 싸움을 벌이는 사람으로 연출한 것이 의미심장했지만 정작 흥미진진했던 것은 중전과 후궁들의 두뇌싸움, 대신 또는 후궁과 거대 상인들의 뒷거래, 뇌물에 연루된 대신의 명단인 치부책과 파벌싸움 등이었다.

며칠 전 신문에서 한 자치단체장의 ‘사모님’이 ‘접대’를 받다가 물의를 빚었다는 기사를 보았으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편의 권력에 붙어있는 ‘안방 정치인’은 무섭고 비리는 정치에, 혹은 정치는 비리에 기생하여 왔구나 싶다.

심심할 사이도 없이 터지는 ‘비리’ 스캔들로 국민 모두의 귀에 ‘정치비리’의 딱지가 앉는데 새삼스러운 척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올 봄 안방을 박차고 문밖에 나서는 여성 정치인 때문이다. 정당의 여성공천확대 분위기와 기초의원 비례대표제 도입 등으로 이번 선거는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특히 ‘골프공 홀인 하듯’ 필드에서 사라져버린 전 총리의 빈자리에 여성이 지명되어 ‘흥’을 더하고 있다. 사극에 나올 만큼 ‘유구한 역사와 오랜 전통을 가진’ 정치권의 비리 때문에 ‘하던 놈들보단 낫겠지’하는 생각이 조금씩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지방자치 여성정치세력화의 분기점’으로 손색이 없는 시기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최초의 여성총리 지명자였던 장상 총리‘서리’가 정식 총리로 임명되지 못한 것은 바로 ‘재산 의혹’ 때문이었다. 또한 이미 수많은 ‘안방 정치인’들이 ‘사랑방’의 권력에 기생하는 비리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말에 여성이 예외일 수 없고 여성이기 ‘때문에’ 깨끗하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총리지명자가 남성이었다면 인사 청문회에서 그렇게 ‘공격적’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울분에도 일리가 있고 성차별이라는 사회적 장애물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왜 여성 정치인에게만 더 무거운 도덕성을 요구하는가’라는 의문도 충분히 근거가 있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 여성 정치인은 깨끗하고 도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바로 앞서 ‘분기점’을 지난 여성국회의원들의 활약상이 아닌가.

그들의 ‘무사고’가 여성의 깨끗한 정치적 이미지와 성실성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번 선거에 나서는 여성들 역시 같다. 여러 제도들이 새롭게 적용되고 여성들이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시점이다. 이번 선거에서 행하는 일들이 앞으로 여성지방의원들의 이미지가 될 것이다.

‘첫걸음’을 어떻게 떼는가는 ‘어디로 갈 것인가’와 ‘어떻게 갈 것인가’, 즉 방향성과 방법론 모두를 좌우하는 중요한 일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지도 않은 시점에서 벌써 ‘부정출발’ 대열에 섞인 여성후보가 있다는 몇 가지 징후들은 무척이나 걱정스럽다.

‘안방문’을 열어젖힌 용기 있는 여성들에게 고한다. 부디 오랜 ‘사랑방 밀실정치’를 쓸어낼 수 있는 정정당당한 ‘마당’ 정치의 본보기를 세워주시라. 당신들은 여성이 이끄는 지방자치의 선두주자이니.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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